이제 몇일차인지도 모르겠다.
계산이 안된다.
어쨌건 3개월은 넘었다.
4개월이 다 되어 가는 듯 하다.
베리의 눈은 꾸준히 나빠졌고, 최고조에 이르렀으며, 정점을 찍고 나서야 완화되기에 이르렀다.
정점을 찍었을 때는 의사 선생님과 진지하게 수술을 고민했으며
한주만 더 지켜보고 좋아지지 않으면 안검플랩수술을 하자고 얘기했을 시기였다.
한주를 더 참았고, 다행히 인터페론이 그 때부터 좋은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하지만 나빠질 때의 속도 만큼이나 낫는 것도 더디다. 아니, 더하다.
궤양에는 살이 차오르는 것 같고, 혼탁은 옅어지고 있다.
하지만 완치라고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며
이런 속도라면 올해가 넘어가도 완치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병원 선생님과는 필요 이상으로 친해졌고,
고양이 눈병에 대해서는 필요 이상의 지식이 쌓였다.
......
베리의 눈병은 칼리시 바이러스가 원인이었다.
초반에는 허피스였을지도 모르나, IDEXX 검사 결과는 칼리시 바이러스에만 양성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우려했던 다른 세균은 검출되지 않았다.
검사 결과가 나오고 부터는 인터페론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결과 확인 후 입 안을 살펴보니 입천장에 궤양이 있었다.
코가 헐었던 것도 베리가 너무 핥아서 그런 걸 수도 있지만 칼리시 때문일 수 있단다.
항 바이러스제를 또 받아왔다. 입천장과 코에 발라줄 크림이다. 이름은 바이라미드.
베리가 개거품 물까봐 사실 입천장 궤양에는 못발라주고 코에만 발라줬다.
그루밍 귀신이 붙은 베리는 모조리 핥아 먹었다.
두세번 더 발라주고 말았다.
대신 꾸준히 인터페론을 먹였다.
비싸지만 베리가 낫기만 한다면야.
먹는 약도 받아왔는데 귀신같은 베리는 약을 먹이면 꼭 토를 해서 뱉어낸다.
캡슐로 먹여서 모를 줄 알았는데 한시간 뒤에 토해내고
그 뒤에는 캡슐를 먹인거 같으면 알아서 토를 한다.
귀신 같은 년...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환장하는 주식캔에 비벼서 급여한다.
약냄새가 진동하는데도 주식캔이라면 환장하며 먹는다.
토는 하지 않지만 약을 먹이니 설사를 시작한다.
설사에 대해 선생님께 의논하니 유산균으로 판단되는 것을 같이 처방해주셨다.
식전 한두시간 전에 유산균을 먹였다. 이후 설사는 하지 않는다.
아마 그 전에 먹인 항생제가 장속의 필요 생균들을 다 죽여서 소화 기능이 저하되어 설사가 시작된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집에 있는 프로바이오틱스도 베리의 장을 위해 급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엘라이신은 꾸준히 급여하고 있다.
칼리시는 허피스보다 더 못된 바이러스이다.
허피스는 엘라이신이라는 영양제가 나와 있기라도 한데(물론 큰 영향이 없다는 논문도 있지만)
칼리시는 그런 것도 없다.
그러니까 그나마 잡을 지푸라기도 없다는 거다.
매달린 것은 오직 인터페론 뿐이다.
한병 가격이 33만원에 달하는...
가격이 무슨 내 옷값보다 비싸지만 사지 않을 수가 없다.
베리가 낫기만 한다면야.
추가적으로 면역력에 도움을 준다는 영양제를 샀고 매일 급여해주고 있다.
찾아보니 눈에 좋다는 영양제도 있어서 샀다. 블루베리 같은 과일이 주된 성분인 것 같다.
맛있을 것 같아서 내가 먹고 싶다...
베리는 중성화 후 음식에 환장한다.
그런데 웃긴게 새우는 안먹는다.
뚱뚱이가 되어 가고 있다.
병원에 갈 때마다 0.2kg정도 증가하는 것 같다.
근데 배고프다 울어대며 아픈 눈으로 처량하게 쳐다보는데 안 줄 수가 있나.
빨리 나으라고 영양제 듬뿍 넣어 주고 있다.
이제 2~30만원 짜리 약은 껌값처럼 느껴진다.
눈병이 완치되면 추가적으로 항체 검사와 알레르겐 확인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항체 반응을 보고 필요하다면 종합 백신을 더 맞춰야겠다.
알레르겐 물질은 먹이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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